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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배우면서 산다.(칼럼 3월24일)

태안장로교회 원로목사

사회복지사

글:-남제현목사

태안신문사 칼럼니스트

 

사람은 배우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만물이 모두가 나의 스승이란 말이 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인간 죽음에 관한 연구에 일생을 바쳐 온 분으로 미국에서 ‘20세기 100대 사상가’ 중 한 명이다. 1926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세쌍둥이 중 첫째로 태어났다. 그런데 똑같은 모습의 두 동생을 바라보며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 그녀는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아버지의 친구가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 것을 보게되면서 사람의 죽음을 알게 되고 열아홉의 나이로 유대인 수용소에서 일생을 자원봉사자로 활동을 하게된다. 그러면서 죽어가는 이들과 수많은 대화를 통해 ‘어떻게 죽느냐’는 문제가 삶을 의미 있게 완성하는 중요한 과제라는 깨달음에 같게된다.

 

그녀가 말기 환자 5백여 명을 인터뷰하며서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 써낸 『죽음과 죽어감』은 전 세계 25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될 만큼 큰 주목을 받았고, 그녀는 ‘죽음’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된다. 말년에 이르러 온몸이 마비되며 죽음에 직면하는 경험을 한 70세가 되던 해에 쓴 자서전 『생의 수레바퀴』에 “사람들은 나를 죽음의 여의사라 부른다. 30년 이상 죽음에 관한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나를 죽음의 전문가로 여기는 것이라 하였다.

 

사람은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한다” 말이 있다. 스승과 제자는 한쪽은 가르치기만 하고, 배우기만 하다면 일방적인 관계뿐이다. 제자를 가르치면서 성장하고, 제자 역시 배움으로 성장한다. 스승은 학생에게 가르침을 넘어 발전하여 배움을 얻는다. 소크라테스는 40세에서 70세에 이르기까지 약 30년 동안 아테네 시민의 정신혁명을 위하여 그의 생애를 바친 철인이다.

 

부패 타락한 아테네 사람들의 양심과 생활을 바로잡기 위하여, 교만과 허영 속에서 방황하는 청년들의 인격을 각성시키기 위하여 그는 아테네 거리에 나가서 시민들과 대화하고 가르치고 질책하고 호소하고 계도에 일생을 바친다. 철학자 안병욱교수는 이런 소크라테스에서 “사람답게 사는 길” 글에 사람답다 의 의미는 무엇일까?. 바로 사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이냐.

 

거짓되게 살고 추잡하게 살고 무의미하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바로’라는 말이 제일 중요하다. 말도 바로 하고, 생각도 바로 하고, 행동도 바로 하고 생활도 바로 해야 한다. 정치도 바로 하고, 경제도 바로 하고, 교육도 바로 하고 모든 것을 바로 해야 한다. 잘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바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살아야 잘살 수 있다.

 

바로 살지 않고는 제대로 될 수 없다. 소크라테스는 외친 "철학은 죽음의 연습이다." 철학이라는 학문은 죽는 연습. 죽는 공부. 죽는 준비, 죽는 훈련을 하는 학문이다. 언제 죽더라도 태연자약하고 양심껏 죽을 수 있는 떳떳한 마음 자세이다.

 

현재 99세인 미국 39대 대통령 인간 지미 카터는 많은 사람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전직 대통령을 명예를 이용한 추태를 부리지 않고 힘이 허락되는 한에서 지금도 사회봉사를 하고 있다. 우리는 그 청년 바보 의사 故 안수현 씨를 잘 알고 있다. 33세의 젊은 나이에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이 청년 의사이다. 그런데 청년의 죽음 뒤에 숨겨진 드라마틱한 배경이 있었다. 이토록 착한 사람 그토록 신실한 청년을 그래서 사람들은 바보 의사라 부른다.

 

안수현씨는 군의관의 옷을 입으시고 한국 땅에 나타나셨다가 간 천사 같은 헐벗고 굶주린 자들을 위해 가진 모든 것을 내어놓은 안 대위를 바보 의사라 부른다. 고려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고려대의료원 내과 전문의로 일했던, 안수현씨는 늘 환자 곁에서 환자를 지키며 몸과 마음을 보듬어 주다가 몸의 병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환자들의 마음조차 깊이 헤아릴 줄 아는, 그야말로 항상 곁에 있어야 할 '참 의사'로 삶을 살아갔다.

 

환자의 손을 붙잡고 함께 울어주고, 돈이 없는 환자를 병원비를 대신 지급하며, 인연을 맺은 환자를 끝까지 보살펴 주었다. 영락교회 장례 장에 영정사진이 걸리기 전부터 물밀듯 밀려오는 조문객으로 들어설 곳이 없이 순전한 슬픔 한마음을 가진 4천 명이 넘는 우정 때문에 몰려온 조문객들이다. 병원 청소하시는 분, 식당 아줌마, 침대 미는 도우미, 매점 앞에서 구두 닦는 분들이다.

 

그들은 한 분 한이 받은 은밀하게 베푼 인간 사랑의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이 몰려왔다. 이것이 사람들이 바라는 삶이다. 그래서 구두 닦는 그분이 자신에게 항상 허리를 굽혀 공손하게 인사하는 그 청년 의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다. 사람은 보면서 느끼고 보면서 배우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이것이 사람처럼 사는 방법이다. 인간은 느낌으로 살아간다. 인간은 깨달아 알 수 없는 미래 눈에 영적 감각을 가진 만물의 영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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